[서재] [연사지식창고] 교수 유영만님의 저서 <지식생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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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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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만은 지식생태학자·한양대 교수. 한양대학교 교육공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에서 교육공학의 박사 학위를 받은 다음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인재육성 전략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해보고 나서 책상에서 습득한 관념적 지식의 무력함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 지성과 야성, 재미와 의미, 그리고 체험과 개념이 융합되는 즐거운 학습, 건강한 지식, 보람찬 성과, 행복한 일터를 설계하는 남다른 전략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생태계에서 지식창조의 원리를 파헤치는 전대미문의 지식생태학자이자 익숙한 개념의 낯선 조합으로 새로운 지식을 끊임없이 출산하는 금시초문의 지식산부인과의사, 그리고 즐거운 학습을 통해 건강한 지식이 자연스럽게 창조될 수 있는 색다른 방법을 연구하는 유일무이한 학습건강전문의사이다. 한양대 교수이며, 70여 권의 저·역서를 출간한 다작주의자이자 감동을 선사하는 명강사이다. 

 

주요 저서로는 《나는 배웠다》 《유영만의 생각 읽기》 《유영만의 청춘경영》 《커뮤니데아》 《브리꼴레르》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체인지體仁知》 《니체는 나체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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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나는 지식생태학으로의 탐구 여행

 

대지위의 모든 생물, 무생물, 그리고 대지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우리 몸 전체를 하나로 묶어 주는 피처럼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망을 이루고 있습니다.

인간은 그 삶의 망을 직접 짤 수는 없으며

단지 연결된 그 망에 한 올의 실일 뿐입니다.

인간이 삶의 망에 행한 그 어떠한 행위도

바로 자신에게 행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 본문 <지식생태학> 내용 中에서

 

 

지식생태학은 이처럼 생태학적 문제의식으로 당시의 지식경영 담론이 펼치고 있는 한계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대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탄생한 학문적 결과물이다. 『지식생태학』은 2006년에 썼던〈지식생태학〉의 단순한 개정 증보판이 아니다. 당시에 가졌던 문제의식은 지식이 ‘경영’ 또는 ‘관리’와 만나지 말았어야 될 ‘잘못된 만남’이라는 데서 출발했다.

 

 

 

출판사 서평


다시 떠나는 지식생태학으로의 탐구 여행

 

여행은 떠남이다. 지금 여기를 떠나야 저기로 갈 수 있고, 저기로 가야 여기서 만날 수 없는 낯선 사람과 환경을 만날 수 있다. 떠남은 곧 만남이며, 만남은 떠남을 전제로 한다. 공부도 지금까지 알고 있는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부단히 떠나면서 마주치는 만남의 과정이다. 지식생태학을 공부해 온 지난 여정은 생태학을 만나고,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과 마주치면서 쌓아올린 학문적ㆍ체험적 ‘만남’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다.

낯선 지적 충격의 역사가 내가 지니고 있는 앎의 산물이다. 몸으로 체험한 깨달음, 내가 만난 인간적 관계, 내가 읽은 책들의 메시지가 모두 나의 ‘앎’으로 축적된다. 내가 알고 있는 나의 인식의 세계는 바로 내 삶을 통해서 역사적으로 축적된 깨달음의 얼룩과 무늬의 산물이다. 지식생태학도 90년대 초 미국 캘리포니아 양지바른 산 중턱에서 당시 프랑스 인시아드(INSEAD)대 경영대학원 교수였던 George Por 박사와의 조우로 태어난 산물이다. 그 후 학습과 지식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실천적 애정이 이어지면서 지식생태학이라는 학문적 지평을 열기 시작한 것은 전적으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더 깊이 파고든다. 지식과 생태학 역시 알아가면서 관심이 생겼고, 사랑하면서 더 깊은 공부에 빠져들었다.

 

이런 학문적 관심과 사랑의 결과로 지금부터 10여 년 전,〈지식생태학〉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부제목은 ‘지식기반사회를 위한 포스트 지식경영’이다. 당시 ‘지식경영(knowledge management)’은 ‘올해의 경영혁신 상품’으로 인구에 회자되면서 거의 모든 기업에서 올해의 경영혁신 전략으로 채택할 만큼 유행이었다. 하지만, 나의 문제의식은 “과연 지식이 관리대상일까” 혹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지식을 관리할 수 있을까”에 있었다. 이후, ‘지식’의 본질을 탐구하며 지식의 생태학적 측면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지식관리나 지식경영이라는 용어의 현실적 문제점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지식’과 ‘생태학’을 합성한 ‘지식생태학’을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지식생태학은 이처럼 생태학적 문제의식으로 당시의 지식경영 담론이 펼치고 있는 한계나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대안을 모색하는 가운데 탄생한 학문적 결과물이다. 이번 책은 2006년에 썼던〈지식생태학〉의 단순한 개정 증보판이 아니다. 당시에 가졌던 문제의식은 지식이 ‘경영’ 또는 ‘관리’와 만나지 말았어야 될 ‘잘못된 만남’이라는 데서 출발했다. 지식은 끈적끈적하고(sticky), 불가시적이며(intangible), 철저한 관리를 해도 외부로 샐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걸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려는 불필요한 노력이 전개되면서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는 것이었다. 지식은 본래 지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과 분리시켜서 생각할 수 없다. 지식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몸에 체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의 몸에 체화된 지식은 시스템적으로 관리할 수 없다. 지식은 일본의 경영학자 Nonaka 교수의 말대로 관리 대상이 아니라 창조의 대상이다.

 

그렇게〈지식생태학〉 책을 낸 지도 벌써 10년이 흘렀다. 모든 책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저자의 문제의식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시대적 배경도 바뀌었지만 더욱 많이 바뀐 것은 지식생태학이라는 학문 자체를 바라보는 관점과 이것이 지향하는 학문적 탐구의 문제의식이다. 공부는 진공관에서 외롭게 혼자 하는 독립적인 자각의 과정이 아니다. 공부는 인식과 관심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하나의 이슈를 잡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그것의 깊이를 파고들어 가는 동시에 넓이를 확산해나가는, 한마디로 인식 깊이의 심화와 인식지평의 확산을 도모하는 공동의 깨달음이다. 그래서 공부는 지식공동체라는 연대망 속에서 저마다의 문제의식을 갖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현장을 매개로 부단히 실험하는 가운데 이론적 실천의 정교함을 드높이고 실천적 이론의 엄밀함을 추구하는 과정이다. 새롭게 출간하는〈지식생태학〉은 지식생태학에 대해 초기에 가졌던 외로운 문제의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학문적 동지들을 만나 정기적으로 만나 공부하는 과정을 서로의 거울에 비춰가며 갈고 다듬어 함께 이뤄낸 합작품이다. 모든 전문성도 전문가가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주고받은 영향력이 무르익어가면서 생긴 사회적 합작품이다. 마찬가지로 지식생태학이라는 학문적 성취도 서로의 문제의식과 위기의식을 공유하면서 몸으로 체득하고 가슴으로 느낀 체험적 깨달음을 정리해낸 우리 모두의 공동작품이다.

 

인도계 미국 작가 Jhumpa Lahiri가 이탈리아 언어로 발표한 산문집이 바로〈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이다. 얇은 산문집이지만 영어로 글쓰기를 잠시 보류하고 로마로 이사까지 가서 이탈리아 언어를 배우면서 책을 내기까지 분투한 저자의 노력을 담백한 언어로 담아낸 산문집이다. 이 책은 “창작에 있어서 안정감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스스로 선언하고, 익숙한 영어보다 낯선 이탈리아 언어로 글을 쓰는 모험을 감행하면서 겪은 저자의 감동적인 스토리다. 비록 작가의 생각을 서투른 이탈리아 언어로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지만 작은 책에 담긴 작가의 열망과 열정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그래서 라히리는 그의 책이 비록 어설프지만 자신보다 크다고 말한 것이다. 관념적 앎으로 삶을 증명하기보다 전쟁 같은 삶으로 앎을 증명하려고 오랜 시간 함께 노력하면서 만들어낸〈지식생태학〉역시 갈 길이 먼 책이지만 언제나 우리 모두의 생각보다 큰 얼룩과 무늬를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서로의 생각이 교차침투하면서 각자가 생각하는 한계를 넘어서는 작은 성취의 기록이자 앞으로 무엇을 왜 공부해야 되는지를 알려주는 이정표이기도 하다. 모든 작품은 무수한 실패작 끝에 탄생하지만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미완성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든 작품에는 작가의 성품이 자신도 모르게 담기게 마련이다. 보잘 것 없는 작품이라고 할지라도 지식생태학은 그동안 우리가 발품을 팔아가면서 온몸으로 사투한 흔적을 기록으로 남긴 합작품이다. 지식생태학은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가 저마다 살아가는 삶으로 앎을 증명하면서 깨달은 체험적 지식에 대한 인식론적 전환점을 마련하는 출발이자 지식을 매개로 새로운 지평이 열리는 인식에 대한 생태학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서광〉이라고도 번역되는 Nietzsche의〈아침놀〉이라는 책에는 지하 바닥을 뚫고 들어가고 파내며 밑을 파고들어가 뒤집어엎는 철학적 광부이야기가 나온다. 지금까지 중심이나 토대라고 생각했던 근거를 뒤흔들어 그것마저도 없애버리고 새로운 근거나 토대를 만드는 니체의 의도가 숨어 있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Nietzsche가 산상수련 10년을 지낸 뒤 세상으로 내려와 그동안 깨달은 설법을 전파하는 책이라면,〈아침놀〉은 칠흑 같은 어둠을 벗 삼아 끝을 알 수 없는 밑바닥에서 홀로 보낸 뒤 아침이 밝아오자 피곤한 기색으로 자신이 지나온 밤에 대해 말하는 책이다. 하지만 차라투스트라로 변신한 Nietzsche의 설법이나 밑바닥 삶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말하는 Nietzsche의 말 모두 일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슬픈 현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 책도 지난 10년 동안 생태학적 문제의식으로 갈고 다듬어서 지식생태학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깨달음의 메시지가 들어있다. 다만, 한 선각자의 외로운 외침으로 끝나지 않고 학습과 지식을 포함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과 관점, 그리고 지금 여기서의 삶을 바꿔낼 수 있는 대안적인 접근논리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Nietzsche는〈아침놀〉이라는 책에서 사상가를 네 등급으로 분류한다. 현상의 표면을 바라보는 ‘피상적 사상가’, 심층이나 현상의 이면을 연구하는 ‘심오한 사상가’, 그리고 현상 밑의 바닥을 탐구하는 ‘철저한 사상가’와 밑바닥을 뚫고 들어가서 파헤치고 뒤엎는 ‘지하의 사상가’가 그것이다.〈언더그라운 니체〉라는 책을 쓴 고병권에 따르면 앞의 세 부류가 깊이에 따라 구분되었다면, ‘지하의 사상가’는 깊이 자체를 전복시키는 사상가다. 바닥을 뚫고 들어가 근거들의 무근거성에 도달하고, 깊이 자체를 전복하며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지하의 사상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은 기존의 학문적 탐구 자체의 무의미성을 지적한다는 점이다. 학문세계의 옳고 그름을 일방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저마다의 높이에서 저마다의 관점과 저마다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사상가일 뿐인지도 모른다.

 

지식생태학을 공부하면서 우리는 ‘피상적 사상가’로 학습과 지식에 관한 피상적 담론을 훑어보기도 했고, ‘심오한 사상가’처럼 생태학을 비롯해서 학습과 지식에 대한 심층이나 현상의 이면을 연구하기도 했다. 그리고 생태학적 문제의식의 근본을 파고들거나 다양한 학습개념과 지식개념의 본질을 탐구하는 ‘철저한 사상가’ 노릇도 해봤다. 동시에 우리는 ‘지하의 사상가’처럼 우리가 옳다고 믿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이론적 가정의 근거나 믿음의 토대를 전복시켜 원점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힘든 노력으로 많은 상처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한두 번의 집요한 탐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면서 공부를 계속하는 동안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미완성 교향곡임을 알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지식생태학에 대한 공부의 결과를 세상에 내놓은 이유도 공부의 결과를 알리는 과시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부단한 성찰과 탐구를 통해 앞으로도 더 치열하게 근본과 토대를 전복시켜 그 위에 새로운 근거를 구축하고 스스로 파괴하는 작업을 부단히 전개할 것이라는 다짐의 증표이다. 지식생태학은 여전히 세상의 변화를 끌어안고 고뇌하며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다듬어 나가야할 생태학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함께 공부했던 지식생태학 학문적 동지들을 대표해서 이 글의 서문을 열어본다.

 

노을이 아름다워지는 어느 가을날 저녁 

저자를 대표해서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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